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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3.01
제목 北이 해제 요구한 5가지 민수,민생 제재 의미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현지시간) 연 긴급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북한 측은 영변 지구 모든 핵물질·생산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미국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중 5건의 해제를 요구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북한 측 숙소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북측이 요구한 게 "유엔 제재 결의 총 11건 중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 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 지장 주는 항목만 먼저 해제 하라는 것"이라 밝혔다.

리 외무상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최선희 부상의 부연에 따르면 북한 측은 2016년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 6건 중 2270, 2375호 등 5개 중 민생과 관련된 부분의 제재해제를 요구했다. 북한 측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북한이 해제를 요구한 안보리 제재는 북한 수출길을 막고 에너지난을 초래한 유류반입 규제, 북한산 석탄 및 의류제품 수입차단 등의 조치로 보인다.

안보리는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결의안 2270호을 채택했으며, 이어 같은해 2321호, 2017년 2356호, 2371호, 2375호, 2397호 등 총 6차례의 추가 결의안을 채택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은 2006년 1718호부터 시작됐으나, 2016년 이후 추가된 결의안들은 북한 경제를 전반적으로 봉쇄하는 성격을 띄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물품에 대한 금수조치 등이 골자였으나, 2270호 이후엔 북한 경제를 전반적으로 틀어 막는 조치가 포함됐기 시작한 것이다.

최 부상이 언급한 2270호는 기존 대북제재 결의 조치들이 대폭 강화된 데 더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조치가 다수 포함했다. 북한의 주요 수입원인 광물 판매에 대해 '분야별 제재'가 처음 적용됐고, 민생 목적을 제외한 석탄, 철, 철광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석탄은 북한의 최대 수출품으로, 북한의 외화벌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조치다. 또 WMD 생산 관련 물품거래에 대한 '캐치올' 수출 통제를 의무화했다. 명시한 품목 외 무기 개발에 기여한 품목에 대한 금수조치를 가능하게 한 것.

해석에 따라 광범위한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가 가능해지는 막강한 조항이다. 최 부상이 언급한 또다른 제재 2375호는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된 것으로 북한에 대한 유류공급 감축이 핵심이다. 2375호는 북한에 대한 유류공급 30% 감축과 대북 투자 및 합작사업을 금지했다. 무연탄과 함께 북한의 대표적인 수출품이던 의류 완제품 수출도 막았다. 이보다 한달 앞서 채택된 2017년 8월 2371호는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 약 40% 차지하는 북한 수출의 핵심인 무연탄을 비롯해 철, 철광석, 수산물 수입을 '전면' 제한했다. 아울러 북한 측이 이날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포함됐을 걸로 추정되는 결의안은 안보리가 북한의 화성 15호 시험발사해 대응해 내린 마지막 결의안 2297호( 2017년 12월)다.

2297호는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 연간 상한선을 기존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감축해 유류공급 제한을 강화하도록 했다. 이 결의안의 채택은 북한의 에너지난을 상당한 타격을 준 걸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이 결의안은 해외 파견 노동자의 24개월 이내 송환, 식용품, 농산품, 기계류, 전자기기, 목재류, 선박 등으로 수출 금지 품목 확대, 해상 차단 조치의 강화 등을 포함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해외 근로를 막아 주요 외화벌이 통로르 막고, 수출길을 차단해 북한의 경제전반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조치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은 88% 급감하며 제재 여파를 드러냈다.

수입액 감소폭(33%) 대비 급증한 수출 감소폭 탓에 무역적자도 사상 최대로 불었다. 외화유출입의 핵심 요인인 상품 수출입에서 수입에 비해 수출 감소폭이 큰 추세가 이어지면, 외환보유액 감소도 빨라지고,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이 고갈되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관측 돼 왔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는 '빈손 회담'으로 끝난 가운데 협상 무산의 원인이 된 '대북제재 해제'를 두고 북미 정상의 장외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은 대북 제재 전면 해제를 요구했다"고 밝힌 지 10시간 만에 북한은 "일부 제재해제를 요구한 것"이라며 맞불 기자회견을 열었다. 합의 무산의 책임이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있다는 미국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북한은 합의문 도출 실패의 책임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조치 외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한 미국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은 1일 오전 12시15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를 해제하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륨,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들을 미국 전문가 입회 하에 북미 기술자 공동 작업으로 완전히 영구 폐기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가 요구한 건 전면적인 제재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2016∼2017년 채택된 5건, 민수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전면적인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해 합의가 무산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제재 전면 해제를 요구했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는 김위원장의 준비가 돼 있었지만 그것 만으론 불충분하다"고 했다. "영변 핵시설은 크지만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는 아니라고 본다.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해체에 동의했지만 (저는)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고도 했다. 리 외무상은 그러나 합의 도출 실패의 책임은 영변 핵시설 폐기 이상의 조치를 들고 나온 미국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영변 외에도) 문서 형태로 핵 시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의 영구 중지 확약을 하겠다는 용의도 표했지만, 미국 측은 영변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우리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 졌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김 위원장의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한 발언을 되받아친 셈이다. 북미 주장을 종합하면 결국 △합의문에 담을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양국의 이견 △영변 핵시설 폐기의 몸값에 대한 인식차이 △비핵화-상응조치의 선후 관계 등이 합의 무산의 주된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카드를 비핵화의 의미 있는 조치로 내밀었고, 제재 (일부 혹은 전면)를 해제할 만큼의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고 본 셈이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이미 약속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도 다른 지역에 존재하는 우라늄 농축 시설 신고 및 폐기 약속 등의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1단계 수준인 영변 핵시설 해체에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선후관계에 있어서도 북한은 제재 해제의 상응조치가 선행된 후 영변 폐기 이행 카드를 내밀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미국은 제재 문제는 북한이 영변과 플러스알파의 비핵화 조치를 이행한 후의 상응 조치로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첨부파일 리용호 최선희 기자회견.jpg  Down: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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